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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구

52-36 크랭크에 대한 개인적 평가

노란두줄 2015. 3. 3. 22:46

 

52-36

 

흔히들 얘기하는 미드컴팩으로 (또는 컴팩다드)로 크랭크를 바꾼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http://imaznie.tistory.com/2

 

그동안 집에서 이런저런 헛바퀴질, 북악, 한강, 아라뱃길, 용문-속초, 텐프로 대청호 투어, 동부7고개, 남해군 등을 돌아다니며 이 녀석이 어떤 물건인가 곰곰히 생각해보고 느껴보았다.

 

어느 정도 견적이 나왔다 싶어서 오늘도 퇴근 못(안)하고 앉아있는 사무실에 앉아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놀리며 움칫, 두둠칫 끄적여보자.

 

사용 환경은 50-34 / 52-36 크랭크에 10단 12-27 카세트.

다른 몇 가지 카세트가 더 있기는 하지만 12-27을 주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녀석은 딱히 관심이 없...;

이런 얘기가 나올 때면 보통 기어비 표가 먼저 나오기 마련인데, 실상 우리는

 

'그래서 그걸로 속력이 얼마나 나는데?' 가 먼저이기 때문에,. 조합 별 속력만 보면.

 

 

페달 회전 80rpm일 때

 

80rpm은 보통 생각없이 돌리고 있으면 유지되는 회전수이기 때문에 가장 흔한 경우가 아닐까 싶다.

비교는 극과 극으로 시작해서 가운데로 가는게 기본.

 

먼저 컴팩트의 경우, 

12-34 : 28.5

12-50 : 41.9

 

위의 속도가 나온다. 빡시게 밟아 돌리지 않는 한 '절대 빠르지 않다'는 얘기.

50-34의 작은 크랭크에 80rpm이라는 여유로움은 나를 철저히 뒤로 흘려보낸다.

 

 

대부분 어느 정도 털리거나, 구력이 짧은 경우 어느 정도 경사의 오르막만 나와도 34-27로 기어를 다 털고 올라가게 되는데, 이 때는 보통 60-75rpm 정도 이기 때문에 실제 속력은 8-9km정도 겨우 나온다.

이 때 52-36 크랭크의 경우, 36-27일 때 당연히 힘은 더 쓰지만 같은 페달 회전 조건에서 2km/h 정도의 속력을 더 챙길 수 있다는 계산.

 

 

8km/h로 올라가는 어떤 이와 거기서 2km/h를 더 챙겨 올라가는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상당히' 크다.

비율로만 따져도 벌써 25%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거니까-

(52-36이 좀 더 힘들 수도 있으니 중간에 좀 쉬라고 그냥 20%라 하자).

비약을 좀 심하게 붙여서 보통 10km를 한 시간 걸려 올라간다는 성삼재에서 20%차이면 12분 여의 차이다.

 

 

실제로 52-36이 대체 뭔가?

하고 느꼈던 것은 박 중사와 남한산성을 오를 때였는데, 분명 나와 같은 기어에 걸려 있거나 내가 하나 더 높은 기어였어도 박 중사는 나보다 빠르게, 남들 바람쐬러 오는 그 길을 땀흘리며 올라가고 있었다. 

 

이빨 두 개의 차이가 어차피 다 느린 오르막에서 눈에 뻔히 보이는데 저 앞으로 사라지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거.

 

 

 

페달 회전 90rpm일 때

 


주행 시 이제 템포 좀 올려볼까? 하는 시작은 언제나 90rpm부터.

 

80rpm에서 카세트를 12에 걸어둔 상황에서 1.7km/h가 나던 차이는 90rpm일 때 1.9km/h로 커졌는데, 페달 회전이 늘어나면서 각 기어 조합에서 발생하는 속력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다.

 

대략 평지에서 슬슬 쏴볼까!? 할 때 또는 얕은 내리막, 혹은 내리막이지만 더 속도를 붙여야 할 때 인데 페달질이 100-110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무작정 페달링을 더 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인데, 페달 회전에 능한 사람이라면 그만큼 더 돌리면 그만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차대의 불필요한 좌우 운동을 발생시키는 빠른 페달링은 그냥 '위험하다'.

스스로 그걸 느끼고 적당히 하고 있으면 역시 저~ 앞으로 사라지는 팩의 꽁다리.

때문에 이러한 고속 상황에서 50-34로 느낄 수 있는 그 아쉬움을 52-36은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다.

 

실제로 동부7을 갔을 때 유명산 내리막에서 50-60 사이의 속력에서도 부담없는 제동-페달링으로 간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50-34와 52-36은 중간 영역대는 큰 차이없이 그냥 사용할 수 있지만 

(기어비를 보면 52-36은 50-34의 .5단이라 생각하면 딱 맞음. 50-34가 만드는 기어비 사이사이에 52-36의 기어비가 자리함.)

  1. 오르막에서 능력이 된다면 큰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는 도구.
    어차피 내게 허락된 기어를 다 털었어도, 뭔가 한 장이 더 있어야 할텐데!? 하는 상황이어도 회전수가 같다면 당연히 나는 컴팩트보다 빠를 수 밖에 없다.

    회전수만 같다면 이미 거의 20%가량의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오르막에서의 차이는 꽤 크게 나게 된다.
    보통 오르막에서 52-36이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8%가량의 경사까지 인 듯.
    10%정도 까지도 초반이나, 훈련이 잘 되어 있는 다리라면 상당한 차이를 낼 수 있겠지만 중/후반으로 가면 버거워진다.

  2. 내리막에서 에어로 자세를 아주 그냥 제대로 하는 사람이거나 브레이크 따위는 장식 아닌가요? 하는 사람이라면야 크게 상관없겠지만, 지속적인 페달링이 필요한 경우라면 역시 52/36은 슬금슬금 앞으로 나설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된다.
    오르막에서만큼 "느리지만 눈에 띄게 크게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는 아니지만 "잘 몰랐는데 어느 새 보니 저 앞에" 있게 해주는 동력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운용을 잘 못하거나 심한 경사의 반복, 긴 오르막이 있는 경우라면 50-34에 비해 피로도를 가중시키는 녀석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구력이 있고 그동안 운동 능력을 착실히 쌓아왔다면 꽤나 매력적인 물건임엔 틀림없는 듯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간혹 50-34에 12-25를 장착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 경우 34-25보다 36-27의 기어비가 더 작다.

오히려 36-27이 0.03만큼;; 수월한 기어비. =_=;;

 

 

52-36 쓸만하다고 또 한 마디하고 싶어서 사족을 단 것 같다 =ㅅ=

여튼 지금까지 운용해본 바로는 앞으로도 계속 52-36을 기본으로 유지하고, 5월에 설악 그란폰도, 뭐 이런 경우에나 50-34로 바꿔갈까 싶다. 뭔가 아쉬움이 분명히 있을 내리막은 노브렠으로 때우지 뭐.

 

 

주위의 괴물들은 "동호인은 그냥 컴팩이지" 하며 다 컴팩트 쓰고 있는게 함정.

 

 

 

요약_

  1. 52-36 좋음. 다만, 어느 정도 구력이 있는 경우
  2. 작정하고 오르막이 찬란히 펼쳐지는 코스가 아니라면 52-36은 전천후
  3. 이 포스팅을 썼던게 자그마치 2015년인데 -_- 세상이 정말 많이 변해서 이제 12단의 시대고 시마노 기준 듀라에이스 제외, 30T가 1단인 시대다. 30T를 넘어서 34T, 36T도 가능하다 - 105 di2. 시마노의 약간 거지같던 기어비도 더 좋아지고.
    FTP가 3.8 정도를 넘어서는 12단 사용자라면 52-36을 안 쓸 이유가 있나 싶다..?
  4. 오르막이 그래도 좀 신경쓰이는 경우 앞드 세팅만 잘 하면 52-34를 써도 변속에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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