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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히 봄으로 접어든 요즘, 봄햇살을 들이고자 바이저만 열고 한가로이 70km/h로 주행하던 중이었다.
자그마한 썬루프 유리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을 받아들이며 낮이지만 한가롭던 도로-
펑~
자다가 홍두깨도 아니고 난데없이 이건 뭔..?
통행량도 없던 도로에서 한가로이 느릿느릿 가던 중이었는데 썬루프 패널이 박살났다.
몇 년전 어이없게 박살나고서 구할 수 없어 근처 폐차장을 싹 디벼 해결했던 뒷유리-
처음 데려올 때부터 줄이 쫘악- 그어져있었으나 운좋게 구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임프 앞유리-
여기에 이어 세 번째 유리관련 사건사고.
어지간해서는 평생 차 타면서 유리깨질 일이 아예 없지 않나? 왜 때문에 난..?
깨진건 깨진거고 주행에 문제가 있는건 아니니 바이저만 닫고 목적지까지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든 생각은
뒷유리도 아예 재고가 없었는데 이거 못구하는거 아닌가,
폐차장에도 없으면.. 어이없게 이걸 폐차해야 하는건가
하체 부품 싹 교체한 FD
전체 방음 빡시게돌린 FD
역사와 전통의 베타, 거기에 6속 수동까지 올린 FD
이걸 어이없게 썬루프 유리가 없어서 폐차...?
일단 목적지까지 이동 후 상황 파악-
좀 황당하긴 했지만 WPC에서 품번부터 확인해 봤다.
웨더스트립-선루프글래스 816132H001
판넬 어셈블리-선루프글래스 816102L001
막간에 든 생각은,. WPC를 오래 전부터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쉬울,."차대번호"를 넣고 등록한 차의 부품만 조회된다는 것.
아쉬운건 아쉬운거고 다행히 품번은 확인했으니 부품 재고를 확인해 볼 차례.
인데 이미 금요일 저녁이 되었고 모비스에서 전산조회를 해봐도 마침,. 모비스 전산망 유지보수 기간인건지 다운이라고 조회가 안되더라 -_-
차 운행이 안되는게 아니니 하던대로, 바이저만 닫고 계속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주말 간 비가 안와서, 차는 지하주차장에 넣을 수 있었기에 천만다행-
월요일이 되어 모비스 홈페이지에서 전국재고부터 확인해 봤는데 아무 것도 안나온다..? 없...나?
모비스 고객센터에 전화해보니 아직 전산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조회가 안된다 한다.
재고는요?
경주 물류에 두 개가 있네요
허...
2009년식 i30FD. 썬루프 패널 재고는 전국에 달랑 두 개 있었다. 없으면 어쩌지- 하던 중이라 완전 행복모드임에는 분명하나 한번 깨져봤으니
1. 정말 응력을 받아 깨진거면 어쩌지?
2. 차대 수명이 다 됐나?
3. 운나쁘게 낙하물을 맞으면?
등등등 또 깨지면 이제 뒤는 없다- 의 상황이 보이더라
여튼 동네 부품점 통해 바로 주문
새 패널 깨끗하기도 하고나..
패널 106,260원
패널 웨더스트립 8,901원
아,. 이 어찌 착하고 아름다운 가격인가..
그런데,. 패널을 꺼내고보니 웨더스트립이 장착이 되어 있었...네 -_-?
같이 구입했던 웨더스트립은 "웨더스트립 교체할까 할까", 했던 옹에게 줄 선물이 되었다.
패널을 가져오고서 처음 생각했던 작업 순서는 헤드라이닝을 완전히 내리는 것이었다.
혹시 FD 썬루프 교체 자료, 이력이 있나 하고 블로그들을 디벼보니 어떤 썬루프전문점 포스팅에서 내장재/헤드라이닝이 그대로 있는데 패널을 뺀 사진을 보고서 "...응?!?"
바로 GSW 검색 ㄱㄱ
부품 가격 싼거, 부품 바로 조회되는거, 정비지침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거-
이런 점에서는 현기차 만세다.
GSW를 봤더니 내부에서 바이저를 열면 양쪽으로 T25였나 T30이었나,. 세 개씩, 총 6개만 풀면 패널이 바로 빠지게 되어 있더라. 아*-_-*싸
하지만 그 전에,. 차에 비산된 유리들 다 정리하고 탈착이 용이하도록 깨진 패널도 최대한 털어내 주었다
이 작업이 진짜 한참 걸렸는데, 정리된 유리조각들만 이만큼
그리고 무사히 내려온 박살난 패널
새패널 장착은 패널 단차만 잘 맞춰서 톡스 여섯 개만 고정해주면 끝.
탈착 시에도 그랬고 장착 시에도 빡빡하게 들어간다, 는 느낌이 전혀 없었으니 다행히 응력을 받아왔던 것 같지는 않다.
구조 상도,. 루프에 보강바가 있고 레일 자체가 워낙 두껍고 튼튼해서 거기서 다 버텨줄 것 같기도-
장착하고 작동시험을 해보는데 인슬라이드는 되나,. 틸트가 안된다?
여태 항상 틸트만 사용해왔었는데 왜 틸트가 안되는건가 -_- 하고 여기저기 자세히 봤더니,. 같이 충격을 받았던건가 아님 그냥 때가 되어 이렇게 된건가,. 슬라이더의 가이드가 양쪽으로 부분 깨져있었다.
정비지침서 보니 이 부분은 교체하려면 헤드라이닝 내리고 선루프 어셈블리를 완전히 분해 후 교체해야 하던데 -_-
어쩔까,. 하다가 어차피 볼이 가이드 홈을 따라 이동만 하면 되기에 튀어나온 저 부분을 칼로 다듬어 주었다.
다듬기 후 틸트/인슬라이드 모두 정상 작동 ㅇ_ㅇb
남은 부분이 이탈되지 않도록 순간접착제를 좀 발라줘야지, 했는데 마침 왜 그 많던 순간접착제가 하나도 안보이는가..
여튼,. 어이없게 시작되었으나 다행히 잘 마무리는 되었다.
이제,. 전국에 남은 패널 재고는 하나.
이 하나는 과연 언제 사라지고, 누가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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