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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이랬다.

자그마치 2006년 인증인 해피해킹 프로2,. 일련번호 1860인 내 오래된 키보드.

아마 저 즈음 샀던 것 같다.

 

 

키보드 뒤집어 털어도 털어도 계속 나오는 먼지에, 키캡들 싹 빼서 털고 붓질만 해줘야지-

.

..

였는데 그간 좀 계속 거슬렸던 통 울리는 소리, 바닥치는 소리,. 스페이스바의 덜그럭 등,.

 

이참에 좀 손을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새 분해 -_-. 해피는 워낙에 분해하기도 좋다.

1. 하우징 바닥 상단의 피스 세 개 풀고

2. 하판과 상판을 떼어낼 때 커넥터 조심히 빼고. 키가 있는 커넥터는 아니라 조심히 힘줘 당기기만 하면 된다.

3. 상판 기판의 피스들 우르르 풀고

4. 상판이 위를 바라 본 상태에서 조심히 들어올리면 기판과 상판 분리 완료

 

사실,. 반올림해서 20년을 쓴 키보드라(버,. 벌써..) 러버돔은 기판에 잘 붙어있어 뒤집어진 상태에서도 안떨어지더라..

 

 

슬라이더 윤활,.같은건 굳이 하기 싫고 - 윤활액도 없음, 스태빌에 있는 말라붙어있는 그리스만 적당히 보충해줬다.

그리스는 자전거에 잘 쓰고 있는(?) 모토렉스 그리스. 스태빌이 닿는 부위에만 약간 짜주고 면봉으로 살짝 닦아내주고.

 

상판과 상부기판에 볼 일은 더 없으니 바로 조립.

조립할 때에는 엔진 헤드 조립하듯 가운데부터 피스를 채워나간다. 쓸데없음

 

그리고 바닥/통울림 잡기.

차 방음하면서 남은 신슐레이터가 잔뜩 있어 그걸 사용한다.

 

가급적 통을 가득 채우고 싶어서 이렇게 재단해 봤는데 신슐레이터가 너무 도톰함 -ㅅ-

상판을 닫아보니 왼쪽 아랫쪽에 약간의 틈이 생기길래 기판 커넥터 자리를 만들어주고 아랫쪽을 좀 더 잘라서 기판이 있을 공간을 좀 더 만들어줬다.

 

상판 조립을 마치고 나서는 스페이스바, 엔터, 쉬프트 등 긴 키의 소리를 좀 잡으려고 신슐 조각 투입.

긴 키는 키체결부위 양쪽으로 신슐 조각을 넣어주고, 스페이스바 키스위치 양 옆의 고무자리에 신슐 붙여주고.

 

인데 다 조립하고서 보니까 역시나 신슐이 두꺼워 실 타건 시 스페이스바가 잘 안눌리는 사태 발생 =_=

신슐은 제거하고 부직포 테입을 두 번 올려줬더니 딱 적당했다.

 

 

 

작업 결과는?

1. 통울림 완전히 잡힘

2. 잊었던 도각도각이 돌아옴

3. 손가락 끝의 저림 완화

4. 타이핑 느낌이 묵직해짐

5. 일반키 누를 때보다 스태빌 있는 키들 누를 때 더 조용함 ㅇ_ㅇ!

 

도각도각,. 이 돌아오고 타이핑이 묵직해진건 텅비어있던 기판 사이에 두꺼운 신슐이 들어가면서 통울림도 잡아주고 그 자체로 약간의 완충역할을 해줘서 그런가,. 싶다.

 

텅 - 하고 가볍게 울리는 소리랑 스페이스바 소리 좀 잡자, 하고 시작한 작업인데 어렵지 않은 작업으로 여러 효과가 있어 괜히 기분좋았던 작업.

 

골다공증에 텅텅- 가볍던 키보드가 회춘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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