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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출장

2015.01.08 - 01.18 :: SHA 본사

노란두줄 2015. 1. 16. 19:12

다음 주로 연기되었다고 들었다.


지난 달 이곳에 왔을 때부터 얘기가 나왔던 워크샵. 여러 요인으로 인해 12월 말로 밀렸다고 한게 처음.

1월로 밀렸는데, 5일 -> 7일 -> 6일 -> 다음 주.

이렇게 이미 다섯 번의 번복이 있던게 이번 워크샵 출장.


그러다 다음 주로 연기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이리 저리 주말을 채우고자 노력하다, 형진이가 다리를 놓아주어 구피님의 경주-울산 투어에 간다고 했었다.

효지가 빠지게 되면서 그 표를 쓰기로 했었고.



근데 왜.


11시 30분에. 뭔가 여자친구라던가,

하는 상상에서만 숨쉬는 존재로부터, 이외에는(있지도 않지만) 그 어떤 연락이 와도 이상할 시간에


"너 내일 출국이요"


하는 연락을 받았다. =_=


자동으로 후다다닥 연락을 돌려 구피투어 참가도 취소.

작년부터 한번 쯤은 가보고 싶었던 그런 투어에, 어찌어찌 연결이 되어 겨우 참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난리판.


바로 비행기잡고, 그냥 간다.

어차피 이 회사에서 일하는 누구나, 상하이는 마지 '대전 쯤' 가는 것처럼 가니까. 나도 그렇게 가야지.

부산 가는 것보다 상하이 가는 것을 쉽게 생각한다.



오늘 나를 상하이로 태워다 줄 비행기.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또 보냐.... 이런 만남은 원하지 않았어...






움직이기 시작한 비행기는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푸동에 나를 내려다 준다.

자연스럽게,. 회사에 가서 이제 밥을 먹어야지_



몇 년 전만 해도 아무 것도 없었다는 회사 앞, 지금은 꽤나 많은 고층 건물이 들어서 있고, 덩달아 이런저런 가게들도 많이 생겼다.

첫 날 저녁은 회사 앞에 있는......



그냥 밥집 =_=

왼쪽은 한국에서도 흔한 가지 볶음. 오른쪽은 그냥 찍어서 시킨,. 역시,. 뭔지 모르는 그냥 중국 음식 ㅡㅡㅋ

일단 지금껏 돌아다닌 지구 상 어느 나라에서도 먹는 것으로 고생한 적이 없는,. 여행과 출장을 위해 축복받은 체질이기에 중국에서도 거침없이!! 현지 음식을 먹도록 한다.


아직 중국어 까막눈이기 때문에 가게 이름도 읽을 수 없고, 주문할 때 그림이 없으면 꽤나 난감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아무거나 시킨다 =ㅅ=b


가지볶음은 전에 릴리아와 왔을 때 추천받은 녀석인데 역시나 이름은 모른다. 

26위안이라는 가격을 기억하고 있어서 이건가? 하고 찍었는데 맞았음 ㅎㅎ


흔히들 대륙의 음식은 기름지다,. 라 얘기하는데 내게 이 얘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

기름지긴 하다, 진정 기름지다. 


이런 기름을 버무린 걸 매일 먹어대면 배가 드럼통 되는 것은 금방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언뜻 들기도.

그런데_


먹고 있으면 확실해지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

1. 기름이 좋던가.

2. 기름을 오래 안쓰던가.


그래서 중국에서(적어도 지금까지 경험한 샹하이, 톈진, 광저우에서는) 뭘 먹어도 기름기 때문에 거북살스럽거나 고생한 적이 없다.

...그냥 내 입이 관대한건가 ㅡ.,ㅡ;;





회사. 일. 그리고 일하는 스타일.


돌아다니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회사"라는 곳에서 일을 하는 스타일은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는 것 같다.

어제 회식장소에 가던 택시에서 앤디(물론 중국인)와 얘기하던 것이기도 한데,.


1. 유럽

2. 미국

3. 아시아


이 중 가장 회사에 많이 매달려 있어야 하고 반면 가장 벌이가 적은 곳은 "아시아계"가 아닌가 싶다.


1. 하루 정규 근무시간은 8시간. 초과근무가 있어서 그 근무 시간이 8시간이 넘게 되면 "하루의 휴가"가 주어지는 독일.

2. 바쁠 때는 에누리없다. 새벽을 한 바퀴 돌아서 그냥 아침이 되는거다. 그러나. 출퇴근 자체나 조직의 짜임새, 자유로운 조직 분위기,. 그리고 뭣보다 "보상"이 확실했던 미국회사.

3. ....집에 가려고?


지구 상에 얼마나 많은 나라가 있고 거기에 셀 수 없는 회사들이 있는데 이걸 덜렁 세 가지로 묶는 것이 얼마나 보편적 구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경험했던 회사들, 그리고 일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친구들과 나누었던 얘기에서는 맞다.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은 저녁 9:15

그런데 뭐 이리 애들이 쫘악~ 줄을 서 있을까?






간식 주는 시간 =_=b


이 회사에서는 9시 15분에 간식을 주는데 이렇게 줄을 선다.

사진의 이 만큼은 그저 가장 앞에 서 있는 애들이고, 나눠주는 동안 쭉쭉쭉 줄은 계속 늘어난다.

보통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출근들을 하는데, 12시간 가량은 누구나,. 거의 대부분 일을 한단 얘기(당연히 초과수당 이런거 없음).


이 글을 올리는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매우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오는 중국인 친구도 있다(앉아있는 나나 찾아오는 이 친구나..).

아시아계 회사는... 참..





關係 혹은 关系

미생에서 최 전무와 중국 업체 사이의 '꽌시'를 다룬 일화가 있었다. 그래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꽌시.

나 역시 지금은 중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 '꽌시'라는게 좀 중요한데,. 

다행히도 처음 이곳을 방문했던 지난 달, 먼저 하나의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나와 동갑인 '릴리아'

..물론 영어이름 ㅡ.ㅡ;




내가 신기하다나 ㅡ.ㅡ?

지금까지 만났던 한국 사람이랑 많이 다르다나?

스타일이 진정 많이 다르단다. 그래서 신기하고 재밌단다.


지난 출장 때 누가 봐도 신기한 짓을 많이 하고 다녔는데, 그 때 릴리아가 내가 보인 모습은 진정 신선하고 고마웠다.

2주를 있는 출장인데, 환전도 안하고 카드도 안들고 온 나. 생각없이 와서 믿을 건 회사 인근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Meal Card뿐, 그나마도 거기엔 달랑 270위안 들었음.


릴리아랑 얘기하다 돈 하나도 안들고 왔음, 카드도 없음, 이러니까 진심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던데,.

같이 밥을 먹고 들어와서는(릴리아가 샀음) 스윽~ 하고 내 자리로 오더니 300위안을 그냥 책상 위에 놓고 갔다.

나중에 하는 얘기가 빌려준 거라고.


돈 없으니 빌려달라 한 적도 없고 그렇다고 딱=ㅅ=히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먼저 신경쓰고 챙겨주는게 참  고마웠다.




실상,. '일반적이지 않다'는 얘기는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듣는 얘기이긴 한데,.

중국에서도 듣다니 나름 나도 "World Standard"인가보다. 나중에 내가 하나도 돈을 안들고 온 얘길 들은 회사 사람들의 반응은 좀 더 신선했음. "너라면 가능해" ㅡ.ㅡ;


작년 11월에도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외국 생활한 사람같다, 보통스럽지 않다"는 얘길 들었었는데,. 생각하는거나 말하는거나,.

그 누군가가 참..먹먹한 존재네.


여튼,.


사진에는 같은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이 차장님, Jingxuan, Lilia.

인심좋은 동네 아줌마같은 릴리아는,. 아줌마 맞다. 27인가 28에 결혼해서 지금 애가 다섯 살이랬나 여섯 살이랬나.

한국 아줌마들이 늘상 그렇듯, 중국판 카카오스토리인 We Chat의 Moments를 보면 거진 아들과 찍은 사진만 가득가득.


먼저 나를 좋아해 주다보니 여러 모로 좋다. 도움받기도, 내가 도와주기도 참 편하고-

그래서 이번에 올 때는 부탁받았던 남편이 필요한 물건들 외에 릴리아 선물도 따로 증정-


중국인들과 같이 중국 식당에 왔을 때 가장 편한 점.

주문에 어려움이 없다. 가져다주는거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됨. ㅇㅇ

나는 중국음식 다 맛있음.






열심히 먹고 난 후의 폐허.





먼저 내게 다가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준 릴리아나, 엄청나게 바쁘면서 수더분(?)하면서 꼼꼼하게 일 챙기는 한 살 동생(물론 중국엔 이런 개념없음) Jingxuan이나 이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참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잘 만들어진 '꽌시'의 사람들이다.

'꽌시'를 좀 찾아보니 이런 얘기가 있더라.


'한국의 -인맥-은 출신, 학연 등 과거로부터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어느 정도의 잘못,.에 대한 용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꽌시,.는 철저히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이를 인맥과 혼동해서 관계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꽌시,.는 철저히 공동의 성공과 미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언제나 살얼음판 걷는 마음으로 다루어져야 할 주제이다'


뭐 이런 얘기였는데,. 중국인과의 관계를 맺은지 얼마 안되는 나이지만 어느 정도? 상당 부분? 공감이 가는 얘기이다.

어찌보면 꽌시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한 편으로는 남여 관계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설명이지 싶은 그런 느낌..,.

대부분 생판 모르는 남여가 만나,. 순간순간 상대를 알아가며 "내가 앞으로 이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을까?"를 찾아가는 것이 남여관계일테니.



아 이런 기.승.전.연애

하지만 나는 해당 사항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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